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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김광현 선봉···마운드 '든든' 예선 5.1이닝 1실점 '일본 킬러'

한국대표팀 좌완 에이스 김광현(20)이 호시노 재팬과 리턴매치를 치른다. 20일 예선 최종전 미국-일본전에서 미국이 연장 11회 승부치기 끝에 일본에 4-2로 승리 예선 전적 5승2패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한국은 21일 오후 7시30분(이하 LA시간) 4위 일본과 미국은 22일 오전 3시 2위 쿠바와 준결승전을 벌인다. 양팀은 선발 예고를 하지 않았지만 한국은 좌완 김광현을 일본은 좌완 와다 츠요시를 각각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는 지난 16일 선발 맞대결을 벌였지만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다. 김광현이 5.1이닝 1실점 와다는 6.2이닝 2실점했다. 경기 결과는 한국의 5-3 역전승. 선봉에 나서는 김광현은 당시 4회 2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고비마다 삼진으로 일본 타자들을 돌려 세우며 라이벌전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신인이던 지난해 코나미컵에서 6.2이닝 3피안타 1실점 3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일본 챔피언 주니치를 깜짝 놀라게 했던 모습에서 한단계 더 도약한 모습이다. 김경문 감독은 "김광현의 스타일이 일본 타자들에게 강점을 보인다"며 잔뜩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광현도 "언제든 자신있다"며 부담보다 자신감을 앞세우고 있는 상태. 어깨도 예선전 보다 가볍다. 한국 무대에서 김광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류현진이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 여차하면 류현진까지 투입해 결승 진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게 김경문 감독의 복안이다. 류현진은 15일 캐나다전에서 9이닝 5피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을 거두며 '국제무대에서 약하다'는 편견을 완전을 떨쳐냈다. 두 영건의 어깨에 피로가 쌓이지 않은 점도 호재다. 김광현은 13일 미국과 첫 경기에서 1이닝을 던지고 16일 일본전에 선발로 등판한 뒤 5일을 쉬었다. 류현진은 6일의 꿀맛 휴식을 취했다. 한·일전 양감독 신경전, 호시노 '한국전 선발 비밀…김경문 '타순 조정 고민 중' 야구 준결승전에서 한국과 맞붙게 될 일본이 선발 투수 등을 묻는 질문에 입을 꽁꽁 다물었다. 호시노 센이치 일본대표팀 감독은 20일 베이징 우커송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측 선발 투수를 묻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대해 "한국이 자기 마음대로 누구를 선발 투수라고 말하든 우리는 상관하지 않겠다"며 "일본의 선발투수를 미리 알려줄 생각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미국-일본의 본선 풀리그 마지막 경기(미국 4-2승) 결과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 대결이 확정된 뒤 열렸다. 호시노 감독은 "준결승에서 한국을 상대하게 된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 일본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한국에 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며 "오직 승부에만 집중해 준결승전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반면 한국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준결승 상대가 일본으로 정해진 뒤 "상대가 일본이라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다. 우리 기량만 충분히 발휘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것"이라며 "선발투수나 타순 조정은 내일 생각해 보겠다"고 간단하게 언급했다. 베이징=이석희 기자

2008-08-20

[베이징 올림픽] '시드니 일본 킬러' 이승엽, '한방 지켜봐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악몽은 잊고 시드니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겠다." 베이징올림픽 야구 일본과의 4강전(21일 오후 7시반. 이하 LA 시간)에 나서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단단한 각오의 출사표를 던졌다. 팀의 간판타자이면서도 예선리그 동안 홈런 한 개 없이 2할도 못되는 타율로 부진했던 이승엽이 "일본전 만큼은 결코 질 수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승엽은 이번 대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본선 6경기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 무홈런 2타점의 성적. 미국전 1타점 적시타와 중국전 연장 11회 끝내기타를 쳐낸 것이 전부다. 그러나 역시 일본전에선 이승엽이 부활해야 한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도 "승엽이가 부진해도 4강전 이후 큰 경기에서 꼭 한방을 터뜨려줄 것"이라며 여전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일본 킬러'의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당시 이승엽은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예선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마쓰자카 다이스케(현 보스턴)를 상대로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연장 10회 7-6 승리를 이끌었다. 동메달 결정전에도 0-1로 뒤진 8회말 2사 2 3루에서 마쓰자카에게 센터 펜스를 맞추는 좌중간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2006년 WBC 아시아예선 때도 한국은 7회까지 1-2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8회초 1사 1루에서 이승엽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통렬한 역전 결승홈런을 터트리며 한국은 기사회생했다. 이제 이승엽이 다시 한 번 일본을 상대로 통쾌한 한 방을 날릴 때다. 올림픽 결승행을 놓고 격돌하는 4강전이다. 이번 4강전은 2년 전 WBC 때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예선과 본선에서 거푸 일본을 꺾은 한국은 4강전에서 0-6으로 져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지난 16일 일본을 깼지만 4강에서 다시 만났다. 예선전 역전홈런을 뽑아냈던 이승엽도 준결승 때는 침묵하면서 완패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정작 중요한 경기에서 패하는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 이승엽은 최근 부진을 염려하면서도 일본전에 대해선 눈을 번득였다. "한국은 강한 팀이다. 태극마크를 달면 정신부터 달라진다. WBC 4강전에서는 당했지만 이번 만큼은 반드시 이기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김문호 기자 [email protected] '가벼운 부상 선수도 총동원' ▶김경문 감독=예선전에서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힘을 내줘 7연승 무패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준결승전을 승리해야 그동안 고생했던 것을 보상받을 수 있다. 메달을 확보한 뒤 치르는 결승전에서는 선수들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지만 패하면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는 3-4위전에서 위축될 수 있다는 게 제일 걱정스럽다. 김동주, 진갑용, 박진만 등 가벼운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들도 총동원할 생각이다. 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정대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해 컨디션이 좋다. (좌완 불펜) 권혁은 물론 선발 요원인 봉중근 등 모든 투수들을 준비시키겠다.

2008-08-20

[베이징 올림픽] '쿠바 실책 타고 역전승'···투수 악송구로 7-4 뒤집기

6전 전승. 아마 최강 쿠바도 한국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한국은 19일 베이징 우커송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경기에서 7-4 승리를 거두며 남은 네덜란드전 결과와 상관없이 예선 1위를 확정지었다. 쿠바가 중국에 승리하고 한국이 패해 6승1패 동률이 되더라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1위가 된다. 사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대회 개막 후 가장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김 감독은 이미 4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임을 상기시키며 "오늘(19일)은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5전 전승으로 최강다운 면모를 선보인 쿠바와의 경기에 굳이 전력을 손실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시선은 이미 준결승전을 향했다. 2회초 볼넷 1개와 안타 3개를 내주며 3점을 빼앗길 때에도 김 감독은 초연했다. 하지만 목표를 물을 때마다 "메달 획득이 아닌 금메달이다" "9전 전승으로 우승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던 선수들은 쿠바를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았다. 상대 타자와 상황에 따라 팔각도를 바꾸는 쿠바 선발 루이스 베라(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가 물러나자 타선이 터졌다. 4회말 김현수의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 이대호.이진영의 볼넷 2개로 얻은 2사 만루 기회에서 강민호와 고영민의 연속 안타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이용규의 기습번트 때 나온 상대 투수 노베르토 곤살레스의 송구 실책에 편승해 2점을 더 얻었다. 한국 선발 송승준은 초반 부진을 딛고 6.1이닝동안 5피안타 3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리드를 지켜냈다. 역전에 성공하자 김 감독도 쿠바전 목표를 '승리'로 수정했다. 7회 1사 후 권혁을 올려 좌타자 두베르겔 히오르비스를 상대하게 하더니 이번 대회 불펜의 핵으로 활약 중인 윤석민(KIA)까지 등판시켰다. 오승환은 9회에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대회 첫 세이브를 획득 결선에서의 활약을 예감케 했다. 양팀 사령탑 인터뷰 “누가 올라와도 자신” ▶김경문(한국 감독)=사실 전력을 다해 승리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선발 송승준이 잘 던져줬고, 타자들이 역전을 시켰다. 재역전을 당한다면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윤석민을 투입했다. 마무리 오승환이 살아난 것이 긍정적이다. 준결승전에서 누구와 맞붙어도 자신있다. 김광현과 류현진 모두 각자 강한 팀이 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상 선수들(진갑용·박진만)의 몸상태가 좋아지고 있고, 정신무장도 확실하다. “준결승전 더 중요” ▶안토니오 파체코(쿠바 감독)=경기 내용에는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한국은 좋은 공격으로 우리의 실수를 이끌어냈다.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고 결국 이겼다. 오늘 패했다고 해서 화나지 않는다. 한국은 좋은 팀이고 앞선 경기에서 계속 승리한 팀 아닌가. 우리는 오늘보다 준결승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투수를 시험하려고 했다.

2008-08-19

[베이징 올림픽] 한국, 쿠바상대 공식전 24패···9년만에 첫 승

25전 1승24패. 19일 쿠바를 7-4로 격파하기 전까지 국제야구연맹(IBAF) 공인 경기에서 한국의 쿠바 상대 전적이다. 쿠바는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2004 아테네올림픽까지 4차례 대회 중 2000년 시드니대회 은메달을 제외하고 3차례나 금메달을 독식했다. 한국이 쿠바를 처음 만난 건 1976년 12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제1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로 1-13으로 완패했다. 쿠바를 처음 이겨본 건 1978년 제10회 네덜란드 할렘국제대회였다. 8월14일 1차전에서 김시진-최동원의 계투로 6-3으로 이겼고 이어 8월19일 박철순의 역투와 김봉현의 2점 홈런 등에 힘입어 4-2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 후론 패배의 연속이었다. IBAF 공인 대회는 말할 나위도 없었다. 1983년 대륙간컵 0-17 90년 캐나다 세계선수권1-26 참패 등 수모도 많았다. 한국이 IBAF 공인 경기에서 쿠바를 꺾은 것은 1999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14회 대륙간컵 예선 1차전(한국 4-3승)이 유일했다. 현 대표팀 멤버인 정대현과 이택근이 당시 대학생 선수로 활약했다. 비공인 경기에서는 한국이 1978년 할렘국제대회 말고도 3차례 쿠바를 더 이긴 적이 있다. 가장 최근 승리는 6일 잠실구장 평가전에서 15-3으로 대승한 것이다. 전날 1차전에서 2-6으로 패한 다음이었다.

2008-08-19

[베이징 올림픽] 한국 7승 무패 예선 1위···내친김에 전승 '金'

전승 금메달이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재연이냐?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최강 쿠바마저 꺾은 한국 야구팀이 19일 네덜란드와의 예선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7회 콜드게임승(10-0)을 거두고 7전전승, 리그 1위로 4강전을 맞게 됐다. 6승1패의 쿠바가 2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는 한국은 이제 미국 혹은 일본과의 4강전 고비만 넘는다면 여세를 몰아 전승으로 사상 첫 금메달까지도 바라볼 만 하다. 한국은 미국-일본전에서 패한 4위팀과 준결승전을 갖는다. 쿠바와의 6차전에서 장단 9안타를 몰아쳐 7-4로 승리한 한국은 네덜란드전에서도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완승했다. 한국 성인야구가 국제 대회에서 쿠바를 꺾은 것은 1999년 제14회 대륙간컵 대회 예선(한국 4-3승) 이래 처음이다. 네덜란드전에서는 1회 이대호가 결승 투런홈런을 날려 기선을 제압했다. 이대호는 이번 대회 3호째 홈런. 5회에도 한국은 이택근의 솔로홈런 등으로 4점을 추가했고 6회와 7회 2점씩 보태며 조기 승부를 마감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장원삼이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문제는 4강전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비록 예선리그에서 한국이 미국에 8-7, 일본에 5-3 승리를 거뒀지만 또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대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2년 전 WBC 때도 예선부터 전승으로 4강에 올랐다. 특히 4강까지 가는 동안 일본을 2번이나 꺾었지만 정작 4강전에서 일본에 지면서 결국 4위에 머물고 만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은 일단 비슷한 야구 스타일에다 한국팀을 잘 아는 일본보다는 미국을 만나는 게 차라리 낫다는 반응이다. 그렇다고 4강전에서 미국을 상대하는 게 꼭 유리한 것도 물론 아니다. 다만 ‘우리를 잘 아는 팀을 한 대회에서 2번 연속 이기기는 힘들 것’이란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상대가 어디가 됐든 예선리그 동안 빛나는 용병술을 보인 김경문 감독의 작전과 선수들의 투지에 기대, 정상까지 정면 돌파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이라면 캐나나전 때 완봉승을 따낸 류현진-정대현, 일본이라면 ‘일본 킬러’ 김광현을 선발 투입한 후 윤석민-오승환으로 뒷문을 잠근다는 계획이다. 타선에서 그 동안 부진했던 베테랑 이승엽만 살아나 준다면 한국의 4강(21일)과 결승(23일) 행보는 분명 탄력을 받을 것이다. 김문호 기자 [email protected]

2008-08-19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막차 탄 윤석민 '보배'

'윤석민이 없었다면….' 5경기만에 4강행 티켓을 거머쥔 김경문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가정이다. 18일 베이징 우커송 구장에서 대만과 맞선 한국은 1회초 고영민의 3점홈런 등 5안타를 몰아치며 7점을 얻었다. 2회초 중심타자 이승엽.이대호의 연속안타가 터지며 추가점을 뽑았다. 2회말 대만이 2점을 쫓아왔지만 긴장감은 크지 않았다.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선발 봉중근이 5회 들어 급작스런 난조를 보였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한기주까지 흔들리며 상황은 긴박해졌다. 5회에 4점을 잃은 한국은 6회 한기주가 볼넷 2개를 내주며 자초한 위기에서 펑정민에게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아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7회초 무사 1 2루에서 강민호의 타구가 상대 유격수 린즈셩의 글러브를 맞고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행운이 겹친 점수를 뽑아 다시 9-8로 앞서 갔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격차였다. 김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8회말 선두로 나선 좌타자 판우시옹까지 좌완 권혁에게 맡긴 뒤 윤석민을 호출했다. "남은 이닝을 모두 책임지라"는 바람이 담긴 투수교체였다. 첫 상대타자 로궈후이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했지만 윤석민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내 공에 믿음이 있기 때문에 박빙의 승부에서도 부담이 없다"는 자신감이 투구에 실렸다. 대만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리기 시작했다. 4번타자 펑정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스즈웨이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8회를 마친 윤석민은 9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 9-8 승리를 결정지었다. 1.2이닝 1피안타 무실점. 우승후보 미국(13일).일본(16일)전에서 2승을 챙긴 윤석민은 대회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한국 마운드의 중심임을 과시했다. 한국은 5연승을 내달리며 4강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뒤 윤석민은 '금'자와 시상대 그림이 그려진 모자를 수줍게 내보였다. 그는 다승 1위(12승).평균자책점 2위(2.47).탈삼진 3위(95)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엔트리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우완 불펜 임태훈이 난조를 보이자 김 감독은 선발과 중간.마무리를 오갈 수 있는 윤석민을 새 멤버로 발탁했다. 이런 우여곡절은 그의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윤석민은 "중간계투로 많이 나오지만 젊어서인지 힘들지 않다. 늦게 합류한 만큼 팀의 메달획득에 꼭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베이징=이석희 기자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투수 교체' 늦추다 위기 자초···김경문 감독 타이밍 놓쳐 곤욕

'투수교체 타이밍 잡기는 힘들어.' 한국과 대만 감독 모두 한 템포 늦은 투수 교체 타이밍 때문에 큰 곤욕을 치렀다. 홍이중 대만 감독은 우완 양지앤푸를 선발 투수로 투입했다. 한국이 주니치의 천웨이인을 예상함에 따라 허를 찌르기 위해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팀에 역으로 당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이종욱과 정근우에게 연속 내야안타를 내주고 1사 만루 위기서 이대호와 이진영에게 각각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비록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교체를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었다. 결국 고영민에게 2사 후 3점 홈런을 맞았다. 홍이중 감독은 2회 시작과 함께 좌완 니푸더로 교체했다. 니푸더는 6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다. 한국으로서는 행운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한국 김경문 감독도 선발 봉중근을 너무 오래 끌고 가다 화를 자초했다. 5회 봉중근은 1사후 로어구어후이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펑정민에게 좌전안타 스즈웨이에게 다시 볼냇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교체를 고려했어야 했다. 하지만 김감독은 봉중근을 믿었고 지앙즈시엔과 린즈셩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3점을 내준 후에야 한기주로 교체했다. 스코어는 8-5까지 좁혀진 후였다. 6회에도 김 감독은 한기주가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아 2개의 볼넷을 내준 후에도 맡겨 놓았다. 결국 펑정민에게 우익선상으로 흐르는 2타점 2루타를 맞고 8-8 동점을 내줬다.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한국과 대만은 결국 경기 종반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점차 승부를 벌였다. 이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원래 4회까지만 봉중근으로 막고 5회부터는 한기주를 올리려고 계획했었다. 그러나 1이닝만 더 던지게 하면 봉중근에게 승리를 챙겨줄 수 있어 그대로 두었다. 나의 실수였다. 이렇게 큰 대회에서 어떻게 투수교체를 해야하는 지 큰 경험을 했다" 고 털어놓았다.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한국 4강 상대···거친 미국, 섬세한 일본 '다 좋다'

베이징올림픽에 참가 중인 한국 야구가 5연승으로 4강행을 확정했다. 한국은 18일 끝난 대만전에서 9-8로 신승 쿠바와 같은 5전 전승으로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대만전에서 2회까지만 해도 8-0으로 크게 앞서며 낙승하는 듯 했다. 그러나 구원투수들의 잇단 난조로 6회 기어코 8-8 동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7회 강민호가 귀중한 결승타를 날렸고 이후 권혁과 윤석민이 뒷문을 틀어막고 힘겹게 한 점차 승리를 챙겼다. 4강 나머지 두 자리는 나란히 3승2패를 기록 중인 미국과 일본이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단 19일 경기에서 대만이 미국을 잡고 20일 대만이 캐나다에 이기고 일본이 다시 미국을 잡아 준다면 대만이 4위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대만의 4강행 보다는 미국과 일본의 4강 진출 확률이 높다. 4강전 대진은 예선리그 순위 1-4위 2-3위 싸움으로 펼쳐진다. 한국은 18일 쿠바전 결과에 따라 조 1위 혹은 2위가 될 수 있다. 이를 두고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고민이 크다. 결승 진출을 위해서는 4강전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팀을 골라야 하는 데 사실상 3 4위를 결정할 수 있는 미국-일본전이 이틀 뒤인 20일 열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비슷한 스타일의 야구를 하는 일본보다는 미국을 상대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지난 13일 미국전에서 8-7 한 점차로 이겼지만 비교적 안정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16일 일본전에서는 스코어상으론 5-3으로 이겼으나 내용면에서 크게 고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대만전에서 4강 행을 확정한 후 "1차 목표를 달성한 만큼 잔여 경기에 큰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고 했다. 대만전에서 워낙 진을 빼기도 했지만 부상 선수들까지 생겨 일단 전력을 추스른 후 4강 대결에서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의 이런 계획은 4강 대진팀을 자력으로 고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이 조 1위를 해도 미-일전에서 미국이 이겨 3위가 되면 껄끄러운 일본과 싸워야 한다. 2위라고 해도 미국이 일본을 꺾으면 역시 일본을 상대해야 한다. 오히려 3 4위 다툼을 벌일 미국과 일본이 결승 진출을 위해 치열한 3위 싸움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일본으로선 아무래도 전력상 최강인 쿠바보다는 한국과 맞붙는 것이 결승 진출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한국으로선 예선 마지막 경기를 펼치는 미국와 일본이 박빙의 승부를 펼쳐 4강전에서 힘을 쓰지 못할 정도로 전력을 소진해 주길 바라는 것도 방안이다. 그럴 경우 충분히 힘을 비축한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힘 빠진 상대를 제압하고 대망의 올림픽 첫 결승에 나서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김문호 기자 [email protected]

2008-08-18

[베이징 2008] 한국 야구는 '9회말 드라마'…미국·일본 마지막 승부 쐐기

끝내기 승리 완봉승 그리고 터프 세이브. 9회말 벌어질 수 있는 드라마를 지금 대한민국 야구가 만들어 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승승장구를 하면서 메달권 진입을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캐나다.일본 등 강호를 차례로 연파한 한국은 4승(무패)을 챙기면서 사실상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더욱 짜릿한 것은 매경기 9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 끝에 승리를 쟁취했다는 사실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전 뉴욕 양키스)의 명언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한국은 야구가 가진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한국야구가 강해졌다는 이야기다. ◇9회말 시리즈 김경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드라마'는 예선 첫 경기인 13일 미국전부터 시작됐다. 9회초 6-7로 역전 당하며 승부를 내주는가 했다. 그러나 9회말 3명의 대타가 연달아 나오면서 승부수를 띄웠고 보기 좋게 들어맞았다. 9회말 시리즈는 계속됐다. 15일 캐나다전서 9회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마운드에는 선발 류현진. 투수 교체를 할 법도 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고 류현진은 실점없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하이라이트는 16일 일본전. 한국은 9회초까지 5-2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9회말 등판한 한기주가 난타를 당하며 승부는 미궁 속으로 빠졌다. 5-3으로 쫓겼고 무사 2 3루의 위기. 최소한 동점을 각오해야 할 판이었다. 그러나 한기주에 이어 나온 좌완 권혁과 언더스로 정대현은 주자를 그대로 묶어 둔 채 3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예선 전승도 가능하다 4연승을 달린 한국은 17일 대만전을 치러 네덜란드와 쿠바전만 남겨 놓고 있다. 네덜란드는 객관적인 전력상 한수 아래라고 볼 때 쿠바만 잡는다면 7전 전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 올림픽을 3차례나 재패한 쿠바이지만 한국이 못 넘을 산은 아니다. 대표팀은 잠실에서 열린 쿠바와의 2차례 평가전에서 1승씩을 주고 받았다. 2차전에서는 15-3으로 대승을 거두었다. 베이징 출발 전 김 감독은 1차 목표로 4강 진출을 잡았지만 이제 여유롭게 4강 파트너를 헤아리게 됐다.

2008-08-17

[베이징 2008] 잘 막고 잘 치고 '88둥이' 쌍글이…한국, 일본도 혼냈다

김광현 1실점 호투, 김현수 9회 결승타 한국 야구 대표팀의 '88둥이' 김현수(20)와 김광현(20)이 일본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둘은 16일 예선리그 일본과의 3차전에서 한국이 5-3으로 승리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특히 두 선수는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 태어난 '88둥이'로 베이징 올림픽을 자신들의 최고 무대로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거꾸로 용병술'도 한국이 98년 프로선수 참가 후 일본전에서 12승11패로 한발 앞서 나가는 데 톡톡히 한몫을 해냈다. 대표팀 타자 막내인 프로 3년차 김현수는 비록 선발 출장에서 제외돼 대타로 나서고 있지만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현수는 일본전 2-2 동점이던 9회 초 2사 1 2루에서 9번 김민재(한화)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김 감독은 마운드에 좌완 투수 이와세 히토키가 있었지만 좌타자 김현수를 대타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왼손 투수에 왼손 타자를 대타로 기용한 것은 이번 대회에서 김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거꾸로 용병술' 중 한 가지다. 물론 김현수가 올 시즌 국내에서 좌투수에게도 3할(120타수 36안타)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강한 면모를 보였기에 가능한 용병술이었다. 김 감독은 9회 무사 1루 상황에서도 7회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린 이대호(롯데)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했다. 이대호조차 "3년인가 4년 전에 번트를 대본 이후 처음 시도했다"고 할 정도로 번트의 문외한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성공시켰다. 김현수도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볼카운트 1-0에서 이와세의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힘들이지 않고 툭 받아쳐 금쪽 같은 결승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흔들린 일본은 이종욱의 기습 번트를 3루수 무라타 슈이치가 놓치고 이종욱의 도루 때는 포수 아베 신노스케가 2루 악송구를 범해 두 점을 더 내주며 무너졌다. 김현수는 "슬라이더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들어왔다. 휘두르기보다 맞힌다는 기분으로 툭 갖다 댔는데 안타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발 투수 김광현의 호투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 데뷔 2년차이지만 프로 최고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전혀 기죽지 않고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김광현은 4회 2사까지 11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냈다. 첫 진루는 4회 2사 후 나카지마 히로유키에게 내준 볼넷이었다. 0-0이던 6회 1사 2루에서 마운드를 윤석민에게 넘긴 김광현은 5.1이닝 3피안타.1볼넷.7탈삼진.1실점으로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김광현은 "1회를 잘 막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본 타자들은 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승부치기로 중국 제압, 4연승 사실상 4강 진출 한국이 승부치기 끝에 힘겹게 중국을 누르고 4연승을 달리며 사실상 4강을 확정지었다. 승부치기에 발목 잡혀 중국전 패배라는 치욕을 당할 수도 있었던 진땀 승부였다. 한국은 17일 우커송 구장에서 열린 중국전 9회 2사 3루 연장 10회 1사 3루 득점 기회를 날린 뒤 0-0에서 11회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승부치기는 연장 11회부터 무사 1 2루 상황에서 경기를 진행시키는 일종의 촉진룰이다. 이미 중국은 대만전 승부치기 승리를 경험한 상황. 반면 한국은 승부치기 자체가 처음이었다. 11회초 중국은 1번 순린펑과 2번 호우펑리엔을 각각 2루와 1루에 출루시킨 뒤 선두타자 지아위빙의 2루 땅볼로 1사 2 3루를 만들며 선취점을 노렸다. 실점 위기를 맞자 김경문 감독은 오승환을 마운드로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오승환이 4번 펑페이에게 중견수 뜬공을 맞아 한점을 내주는 듯했다. 그러나 3루 주자 순린펑의 급한 마음이 한국을 도왔다. 순린펑이 중견수 이종욱이 공을 잡기도 전에 베이스에서 발을 떼 홈으로 쇄도하는 리터치 실수를 범했다. 결과는 더블아웃으로 공수 교대. 한숨 돌린 한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11회말 이종욱과 이용규를 각각 2루와 1루에 두고 정근우가 보내기 번트를 시도 했는데 투수 뤼지앤강이 무리한 3루 송구로 야수선택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1-2에서 124㎞ 바깥쪽 변화구를 침착하게 밀어쳐 끝내기 좌전안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한국은 연장 10회 선두타자 김현수가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냈지만 1사 3루에서 대타 김동주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직선타가 되며 승부치기를 맞았다. 승부치기 중요성 느껴 ▶김경문 감독=승부치기를 직접 해보니 1승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됐다.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파울이 돼 ‘아, 잘못하다가는 연장전에 가겠구나. 승부치기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만전을 마치면 그동안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을 내보내 준결승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15타수1안타 비난’ 섭섭 ▶이승엽=끝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체인지업이 들어왔는데 잘 맞았다면 우익수쪽으로 가야 되는데 타이밍이 맞지 않아 좌전 안타가 됐다. 한국 관중이 나에게 ‘15타수 1안타’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겠다. 여기와서 갑자기 밸런스가 무너졌다 베이징=이석희 기자

2008-08-17

[베이징 올림픽] 한국야구 '메달 보인다'···미국전 8-7 끝내기 역전승

'일본전에서 끝낸다.' 한국 야구가 종주국 미국을 꺾고 귀중한 첫승을 따내며 메달 전망을 밝혔다. 당초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낼 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한국 야구 대표팀은 13일 베이징의 우커송 야구장에서 기동력과 팀 플레이를 기반으로 역전을 거듭한 끝에 미국에 8-7로 재역전승하며 메달 사냥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 언론도 한국야구를 극찬했다. LA 타임스는 이날 경기를 두고 '더 이상 야구는 미국만의 패스타임이 아니다. 한국은 메이저리거들이 나왔던 WBC 때 미국에 2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안겨준 팀이다. 한국 야구는 이제 수준급'이라고 평했다. 워싱턴 포스트 역시 '한국 야구는 강했다'며 '특히 9회는 환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한국이 준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4승을 따내야만 한다. 첫 단추를 잘 꿴 한국은 일단 3연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약체들인 중국과 캐나다를 연파해 가볍게 3승을 챙긴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16일 일본전을 맞이할 수 있다. 하지만 김감독은 "여세를 몰아 최대한 일찍 4승을 올리겠다"고 다짐하며 일본전까지 내리 4연승을 거둬 준결승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을 작정이다. 16일 오전 4시(LA 시간)에 한국과 맞붙을 일본은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 대표팀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최근 또 다시 '위장 오더'를 언급해 한국을 자극했다. 호시노 감독은 지난 12일 훈련을 마친 뒤 재팬하우스에서 한국 취재진의 '한국에 경계할 선수'에 대한 질문에 "특별히 없다. 다만 선발 멤버를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이번에는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는가"라며 조소까지 날렸다. 호시노 감독의 이런 반응은 불안감의 표현이라는 해석이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호시노 감독은 이번 대회에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는데 최근 선수 부상과 컨디션 저하 등 불안 요인이 있어 보인다"면서 "일본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걱정이 많다고 자꾸 엄살이다. 호시노 감독은 이를 독설 형태로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도 호시노가 쓸데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반응. 김 감독은 "강팀이면 강팀다운 여유를 보여야 한다"면서 "야구는 말이 필요 없다. 자꾸 입씨름하게 하는데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견주고 싶다"고 쏘아 붙였다. 당초 우승후보로 꼽혔던 일본은 마음이 급해졌다. '아마 최강' 쿠바에 2-4로 무릎을 꿇어 잔여경기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한국은 WBC 때 일본에 상대전적 2승을 올리고도 세 번째 경기에서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됐었다. 당시 일본은 쿠바를 꺾고 초대 챔프로 등극해 한국의 아픔은 더욱 컸다. 과연 한국이 설욕할 지 현재 온 시선은 일본전에 쏠려있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08-08-13

[베이징 올림픽] 한국식 발 야구 '거포 야구' 제압

정공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측면을 뚫는다. 투수가 던지고 타자가 때리는 야구. 그러나 한국에는 '발'이라는 또다른 무기가 있다. 13일 베이징 우커송 제2구장에서 거포가 즐비한 야구 종주국 미국이 한국식 발야구에 고개를 떨궜다. ▲ 한국식 발야구 종주국 미국을 무너뜨리다 5회 한국은 3-3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자 이른바 '4명의 테이블세터'가 쉴틈 없이 발을 움직이며 반전을 만들어냈다. 5회말 1사 후. 9번 고영민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끝에 볼넷을 얻어나갔다. 고영민은 초구부터 2루쪽으로 발을 돌렸고 후속타자 이종욱은 3루수 - 투수 사이에 떨어지는 번트 안타를 만들어내며 상대 내야진을 뒤흔들었다. 이용규의 우전안타 때 고영민은 쉽게 홈을 밟았다. 이때 날렵하게 3루까지 도달한 이종욱은 이진영의 빚맞은 볼이 1.2루수 투수 사이의 삼각지대에 떨어지는 사이에 홈을 밟았다. 4명의 테이블세터의 발에 정신없이 휘둘린 미국 선발 브랜든 나이트는 4번타자 이승엽에게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이승엽은 좌월 2루타로 이용규를 불러들이며 6-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9회 마지막 승부 역시 빠른 발이 하이라이트였다. 7-7 동점에서 투수 스티븐스의 견제 악송구를 틈타 1루주자 이택근이 2루는 물론 3루까지 내달렸다. 대타로 나선 한국 타선에 무수히 많은 빠른 발 선수들이 2% 세심한 주루 플레이를 펼치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낸 셈이다. ▲ 4인 테이블 세터 100% 성공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첫 경기 전까지 고심했던 타순은 3번이다. 8월 4~6일 네덜란드.쿠바와의 3차례 평가전을 통해 정근우.이진영.이택근를 놓고 저울질 했다. 일반적인 3번 타자와는 다른 성격이었다. '한국식 발야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살릴 수 있는 3번타자가 키워드였다. 김 감독은 '3~5번 타순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일반적인 클린업 트리오의 틀에서 벗어나 이승엽-김동주-이대호 등 거포 3인방을 4~6번 타순에 배치해 놓은 상황이었다. 공식적인 변은 "3명의 타격감이 너무 좋기 때문"이었지만 상대적으로 '해결사의 수적 부족'이라는 약점이 낳은 '하위 배치'였다. 불평을 늘어놓는 대신 김 감독은 '4인의 테이블세터' 배치로 해결책을 찾은 셈이다.

2008-08-13

[베이징 올림픽] 야구 내일 미국과 첫판···봉중근 선발

한국 야구가 드디어 출격한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올림픽 대표팀은 13일 오전 3시(LA 시간)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에서 종주국 미국과 격돌한다. 한국 야구는 수영의 박태환 남자 축구에 이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종목이다. 김감독은 미국전 선발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좌완 봉중근(28.LG)을 등판시킬 가능성이 높다. 봉중근은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정규시즌 탈삼진 공동 1위(107개) 평균 자책점 5위(2.93)를 달리며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또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습성을 가장 잘 안다는 점에서 선발 0순위로 꼽힌다. 지난 6일 '아마 최강' 쿠바를 상대로 4이닝 동안 삼진 7개 무실점의 쾌투를 펼쳐 든든한 믿음을 안겨줬다. 아울러 미국은 좌타자와 스위치 히터가 각각 1명씩 뿐 10명이 우타자여서 여러모로 봉중근의 등판이 유력하다. 한국 최고의 슬러거 이승엽(32)도 미국전 필승을 다짐했다. 이승엽은 11일 훈련을 마친 뒤 "WBC 때 미국이 우리에게 혼쭐이 났기에 올림픽에서도 한국을 쉽게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 역시 미국전에 올인하겠다는 태세다. 김감독은 "선발이 자기 이닝을 던져야 다음 투수가 부담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만약의 경우 2차전 선발과 대기투수 1명을 뺀 모든 투수들을 대기시켜 반드시 승리를 잡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원용석 기자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한국 야구 '공격 라인업' 윤곽

한국 야구대표팀의 공격 라인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8일 대표팀 선수 6명의 특별타격 훈련이 이뤄진 잠실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타순 배치의 구상을 살짝 공개했다. 이날 대표팀 막내격인 김현수를 상대로 직접 공을 던져주며 집중적인 타격 훈련을 시킨 김 감독은 "3번 타순에서 이진영 정근우 이택근 등이 경기를 풀어줘야 한다. 그러나 이 선수들이 상태가 안좋으면 김현수를 카드로 쓸 수 있다"며 "김현수는 루키와 다름없어 다른 나라 투수들이 잘 모르고 현재 타격감각이 좋은데다 선구안도 좋아 쉽게 삼진을 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경기를 이기려면 소위 '미치는 애'가 나와야 한다. 원래 잘하는 선수가 아닌 그런 '뉴 페이스'가 나와 팀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며 김현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현수는 이날 연습타격에서 심심치 않게 관중석 깊숙한 곳까지 타구를 날려보내 김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그러나 김현수는 맨 마지막 카드다. 무엇보다 국제경기 경험이 많은 이진영이 잘 해줘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정근우나 이택근이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1-3번 타순은 이종욱-이용규 그리고 이들 4명 중 한 명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이어 4~6번 타순에 이승엽-김동주-이대호를 한꺼번에 선발로 기용할 가능성을 묻자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들이고 무게감도 있는 만큼 되도록이면 그래야하지 않겠느냐"면서도 "1루 주자로 나가 후속 안타 때 3루까지 뛰지 못하는 이대호의 베이스러닝 실력을 고려할 때 경기 후반에 1점이 필요할 때는 다른 선수로 바꿀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3차전인 캐나다전까지 어떻게 해서든지 2승1패를 거둬 결선 진출의 유리한 위치를 점한 뒤 단순히 한 게임이 아닌 '한게임 반'에 해당하는 일본 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일본전은 팀의 사기도 있지만 엄청난 국민이 지켜보고 있을 것인 만큼 말로 떠들 것 없이 이기면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잠실구장에는 말복의 폭염 가운데서도 이대호 고영민 정근우 이택근 강민호 김현수 등 대표팀 타자 6명이 집중 타격 훈련을 했다. 한국대표팀은 9일 오전 잠실구장에서 국내 마지막 훈련을 가진 뒤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베이징으로 출국한다.

200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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