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한국 7승 무패 예선 1위···내친김에 전승 '金'
전승 금메달이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재연이냐?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최강 쿠바마저 꺾은 한국 야구팀이 19일 네덜란드와의 예선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7회 콜드게임승(10-0)을 거두고 7전전승, 리그 1위로 4강전을 맞게 됐다. 6승1패의 쿠바가 2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는 한국은 이제 미국 혹은 일본과의 4강전 고비만 넘는다면 여세를 몰아 전승으로 사상 첫 금메달까지도 바라볼 만 하다. 한국은 미국-일본전에서 패한 4위팀과 준결승전을 갖는다. 쿠바와의 6차전에서 장단 9안타를 몰아쳐 7-4로 승리한 한국은 네덜란드전에서도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완승했다. 한국 성인야구가 국제 대회에서 쿠바를 꺾은 것은 1999년 제14회 대륙간컵 대회 예선(한국 4-3승) 이래 처음이다. 네덜란드전에서는 1회 이대호가 결승 투런홈런을 날려 기선을 제압했다. 이대호는 이번 대회 3호째 홈런. 5회에도 한국은 이택근의 솔로홈런 등으로 4점을 추가했고 6회와 7회 2점씩 보태며 조기 승부를 마감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장원삼이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문제는 4강전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비록 예선리그에서 한국이 미국에 8-7, 일본에 5-3 승리를 거뒀지만 또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대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2년 전 WBC 때도 예선부터 전승으로 4강에 올랐다. 특히 4강까지 가는 동안 일본을 2번이나 꺾었지만 정작 4강전에서 일본에 지면서 결국 4위에 머물고 만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은 일단 비슷한 야구 스타일에다 한국팀을 잘 아는 일본보다는 미국을 만나는 게 차라리 낫다는 반응이다. 그렇다고 4강전에서 미국을 상대하는 게 꼭 유리한 것도 물론 아니다. 다만 ‘우리를 잘 아는 팀을 한 대회에서 2번 연속 이기기는 힘들 것’이란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상대가 어디가 됐든 예선리그 동안 빛나는 용병술을 보인 김경문 감독의 작전과 선수들의 투지에 기대, 정상까지 정면 돌파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이라면 캐나나전 때 완봉승을 따낸 류현진-정대현, 일본이라면 ‘일본 킬러’ 김광현을 선발 투입한 후 윤석민-오승환으로 뒷문을 잠근다는 계획이다. 타선에서 그 동안 부진했던 베테랑 이승엽만 살아나 준다면 한국의 4강(21일)과 결승(23일) 행보는 분명 탄력을 받을 것이다. 김문호 기자 [email protected]